구조
갑인은 60갑자의 쉰한 번째 기둥입니다. 천간 갑은 양목이고 지지 인도 양목이라, 오행과 음양이 모두 같은 기운이 위아래로 겹쳐 있습니다. 천간과 지지의 오행이 같은 이런 구성을 간여지동이라고 부릅니다. 갑이 인 위에 있으면 12운성으로 건록에 해당하여, 일간이 자기 뿌리를 곧바로 딛고 선 자리로 봅니다. 인의 지장간은 여기 무, 중기 병, 정기 갑이며, 갑 일간 기준으로 무는 편재, 병은 식신, 갑은 비견입니다. 지지 인의 십신은 정기를 따라 비견으로 봅니다. 중기의 병화는 인에서 장생을 얻으므로, 목의 기운이 화로 흘러 나갈 통로가 일지 안에 들어 있는 셈입니다. 일주 안에 관성인 금과 인성인 수는 보이지 않습니다. 납음은 대계수로, 큰 시냇물을 뜻합니다.
성격
자기 판단을 기준으로 움직이는 편이고, 남에게 기대기보다 스스로 해결하려는 성향이 강합니다. 결정이 빠르고 한번 정한 방향은 쉽게 바꾸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데 망설임이 적어 처음 길을 트는 역할을 자주 맡습니다. 말과 행동이 크게 어긋나지 않아 주변에서 믿을 만한 사람으로 보는 일이 흔합니다. 반대로 같은 이유로 고집이 세다는 말을 듣기 쉽습니다. 다른 사람의 방식이 자기 기준에 맞지 않으면 참지 못하고 직접 나서서 처리하려 하고, 이 때문에 일을 혼자 떠안는 일이 잦습니다. 도움을 청하는 것을 약점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어 힘든 상황을 늦게 드러내는 편입니다. 시작한 일이 반복과 관리 단계로 넘어가면 흥미가 떨어지기 쉽고, 세부 사항은 다른 사람에게 넘기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자기 공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고 느끼면 서운함이 오래 남는 편입니다. 목이 강하게 겹친 구조라 추진력은 크지만 속도를 조절하는 힘은 상대적으로 약한 편입니다.
일과 재물
지장간에 식신과 편재가 함께 있어, 자기가 할 줄 아는 일을 밖으로 내놓고 그 결과로 돈을 버는 흐름이 무난하게 맞습니다. 조직 안에서도 자기 담당 영역이 분명할 때 능률이 오르고, 지시를 세세하게 받는 자리에서는 불만이 쌓이기 쉽습니다. 관성이 일주에 없어 윗사람의 통제를 받는 구조보다 스스로 규칙을 정하는 구조에서 버티는 힘이 큰 편입니다. 월급을 받는 자리에 있더라도 부업이나 개인 작업을 함께 벌이는 경우가 흔합니다. 교육, 연구, 기획, 행정, 건설, 의료처럼 책임 범위가 뚜렷한 분야에서 자리를 잡는 경우가 많습니다. 비견이 강하면 재물이 모이는 속도보다 나가는 속도가 빨라지기 쉬운데, 갑인도 동업이나 지인 사이의 돈거래에서 손해를 보는 경우가 있습니다. 동업을 한다면 지분과 결정권을 처음부터 문서로 나눠 두는 것이 좋습니다. 큰돈을 한 번에 버는 쪽보다 수입원을 꾸준히 유지하는 쪽이 이 일주의 속도와 맞는 편입니다.
학업
원리를 이해해야 다음으로 넘어가는 편이라 초반 진도는 느린 경우가 있지만, 한번 이해한 내용은 오래 갑니다. 수학이나 공학처럼 구조가 분명한 과목에 흥미를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혼자 공부하는 시간이 길어도 잘 버티는 편이고, 남이 짜 준 계획보다 스스로 세운 계획을 더 잘 지킵니다. 반면 관심 없는 과목은 아예 손을 놓기 쉬워 성적의 편차가 커질 수 있습니다. 암기 위주의 시험보다 서술과 논증이 들어가는 과목에서 결과가 나은 경우가 많습니다. 토론이나 발표에서 자기 주장을 분명하게 펴는 편이지만, 반론을 받으면 방어적으로 되기 쉽습니다. 학교를 마친 뒤에도 필요하다고 판단한 분야는 스스로 찾아 공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흥미가 적은 과목은 하루 공부량의 하한선을 정해 두는 편이 편차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연애와 결혼
호감이 생기면 돌려 말하지 않고 직접 표현하는 편이며, 관계의 정의가 애매한 상태를 오래 두지 않습니다. 상대를 책임지려는 마음이 강해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방식으로 애정을 표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감정을 말로 섬세하게 풀어내는 데는 서툴러, 상대가 마음을 확인하고 싶어 할 때 엇갈리기 쉽습니다. 연애 초반에는 데이트 계획이나 결정을 먼저 정하는 쪽에 서는 경우가 많습니다. 남성의 경우 재성인 무가 인 안에 들어 있어 이성과의 인연 자체는 적지 않은 편으로 봅니다. 일지에 비견이 있어 배우자 자리에 자기와 비슷한 기운이 앉은 구조이므로, 부부가 서로 주도권을 두고 부딪히는 일이 생길 수 있습니다. 결혼 후에는 집안일과 돈 관리의 담당을 미리 정해 두는 편이 다툼을 줄입니다. 남녀 모두 자기 일과 생활 영역을 존중해 주는 상대와 오래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연애가 길어져도 자기 일정과 목표를 먼저 챙기는 편이라, 상대가 우선순위에서 밀린다고 느끼는 일이 생기기 쉽습니다.
가족
형제 중 순서와 상관없이 집안의 실무를 맡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모에게 책임감은 크지만 애정 표현은 짧고 건조한 편입니다. 명절이나 생일 같은 날보다 필요한 순간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방식으로 마음을 표현합니다. 자녀에게는 스스로 하는 습관을 강조하는 편이고, 기준이 높아 자녀가 부담을 느낄 수 있습니다. 비견이 겹친 구조라 형제자매와 재산이나 역할 문제로 의견이 갈리는 일이 생기기 쉽습니다. 집안의 큰 결정을 앞두고 가족의 의견을 모으기보다 자기가 정한 안을 알리는 방식이 되기 쉬워 반발을 사는 일이 있습니다. 가족이 어려울 때는 가장 먼저 나서서 비용과 수고를 떠맡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모 부양처럼 긴 기간이 걸리는 일은 형제끼리 역할과 비용을 구체적으로 나눠 두어야 뒤탈이 적습니다.
대인관계
처음 만난 자리에서는 무뚝뚝하게 보이는 경우가 있지만, 약속을 지키고 입장이 일관되어 시간이 지나면 신뢰를 얻는 편입니다. 무리 안에서 자연스럽게 중심 역할을 맡게 되는 일이 많습니다. 후배나 아랫사람을 챙기는 데 적극적이어서 따르는 사람이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도와준 만큼 자기 방식을 따르길 기대하는 마음이 생기면 관계가 불편해지기도 합니다. 반면 자기와 생각이 다른 사람에게는 거리를 두는 경향이 있어 인간관계의 폭이 좁아지기 쉽습니다. 경쟁 관계에 있는 사람과는 쉽게 타협하지 않아 불필요한 대립을 만들기도 합니다. 의견이 부딪힐 때 상대의 말을 끝까지 들은 뒤 답하는 습관 하나만으로도 관계의 마찰이 꽤 줄어드는 편입니다.
건강 경향
오행상 목이 강하게 겹쳐 있어 간과 담, 눈, 근육과 힘줄 쪽을 살피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목이 토를 누르는 관계상 위장과 소화 기능이 예민해질 수 있다는 해석도 있습니다. 화를 오래 참으면 두통이나 옆구리의 답답함으로 드러난다고 느끼는 경우가 있습니다. 일을 몰아서 하는 성향이 있어 어깨와 목이 뭉치거나 눈이 쉽게 피로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스트레스를 몸을 움직여 푸는 편이라 운동량이 지나쳐 관절이나 인대에 무리가 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주 구조는 체질의 경향을 보는 참고일 뿐이므로 실제 증상은 검진으로 확인하는 것이 맞습니다.
시기별 흐름
청년기에는 자기 방식대로 해 보려는 욕구가 커서 윗사람이나 조직과 부딪히는 일이 생기기 쉽습니다. 이 시기의 시행착오가 이후 일하는 방식의 기준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래보다 일찍 독립하거나 자기 일을 시작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중년기에는 한 분야에서 쌓은 경력이 자리를 잡고, 책임지는 역할이 늘어나는 편입니다. 이때 일을 넓히려는 욕심과 체력 사이의 균형이 과제가 됩니다. 말년기에는 활동 범위를 스스로 줄이고 경험을 전하는 쪽으로 옮겨 가는 흐름이 무난합니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일을 완전히 놓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어 은퇴 시점이 늦어지는 편입니다. 대운에서 금이나 화가 들어오는 시기에 강한 목의 기운이 다듬어지거나 밖으로 쓰이면서 변화가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